바다 위로 이어진 길, 설레는 출근길
군산에서 선유도로 향하는 아침.
늘 다니던 길이지만, 다리 위에 오르는 순간마다 새로운 기분이 듭니다.
오늘도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, 바다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어요.
고군산군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차례로 눈앞에 펼쳐질 때면,
“아, 오늘도 참 멋진 곳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구나.”라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.
이곳은 단순히 출근길이 아니라,
지구의 오랜 역사를 향해 들어가는 문 같아요.
고군산군도 국가지질공원 센터는 선유 3구에 있어요.
아직 내부 인테리어가 진행 중이라
모든 전시를 온전히 볼 수는 없습니다.
하지만 그 안을 살짝 들여다보면,
완성되었을 때 얼마나 멋진 공간이 될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.
곧 이곳은 고군산군도의 지질과 섬들의 이야기를
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거점이 될 거예요.
전시와 교육, 체험이 함께 어우러져
누구나 쉽게 지질공원의 가치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하겠지요.
저는 그날이 오기를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.
바다와 바위가 들려주는 시간의 노래
선유도의 풍경은 매번 저를 놀라게 합니다.
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, 하루에도 수십 번 얼굴을 바꿉니다.
조용한 아침엔 거울처럼 고요하다가도
바람이 불면 하얀 파도가 일어나 바위를 두드리죠.
그 바위들은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을 거듭하며
각각 다른 모양과 빛깔을 지니게 되었습니다.
해식절벽, 파식대, 바닷물이 빠져 드러나는 넓은 갯바위…
그 모든 풍경은 지구가 직접 빚어낸 예술 작품 같아요.
저는 근무를 하면서 종종 속으로 중얼거립니다.
“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무대 위에서 일한다니, 이건 정말 축복이야.”
나의 N잡,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일
저에게 지질공원해설사라는 일은 N잡 중 하나입니다.
마음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일이기도 해요.
군산 산북동에 있는 공룡발자국과 익룡발자국 화석산지에서 근무할 땐
마치 공룡과 함께 걸음을 맞추는 듯한 기분이 들고,
선유도에서는 매번 새로운 바다와 하늘을 만납니다.
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
사람들에게 지질공원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.
누군가 제 설명을 듣고 눈을 크게 뜨며 “정말 신기하네요!”라고 말할 때,
저는 제 일의 가치를 새삼 느낍니다.
돈으로만 따질 수 없는 보람,
그것이 바로 제가 해설사 일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.
선유도에서 보내는 하루
근무를 마친 뒤 잠시 바닷가에 서 있으면
노을빛이 천천히 바위와 바다 위로 내려앉습니다.
붉게 물든 바다, 금빛으로 빛나는 절벽,
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.
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소음이 모두 잦아들고
오직 자연의 숨결만 제 곁에 남습니다.
저는 그 풍경 속에서 매번 같은 다짐을 합니다.
“나는 단순히 설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,
사람들에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어야지.”
앞으로의 기대
아직 인테리어가 한창인 고군산군도 국가지질공원센터.
지금은 비어 있는 공간이지만, 곧 새로운 전시와 체험으로 가득 채워질 겁니다.
그날이 오면 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
더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곳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겠지요.
센터 안에서 설명을 시작해 바다와 바위로 나아가는 해설 코스는
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장면입니다.
앞으로 이곳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,
그리고 그 공간에서 제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,
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.
마무리하며
고군산군도 지질공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.
바람과 바다가 빚어낸 수억 년의 지질 기록이 담겨 있는,
지구의 교과서이자 우리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.
저는 오늘도 그 속에서
사람들과 지구의 긴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보냅니다.
그리고 생각합니다.
“자연을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일,
그게 바로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구나.”